양상국 전참시 레이싱 (사고/공황장애/서킷)

요즘의 대세인물 양상국의 레이싱대회, 전참시의 내용을 좀더 상세하게 다루어 봤습니다.

솔직히 저는 양상국 씨를 그냥 웃긴 개그맨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참시 방송을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에서 추돌 사고를 겪고도 침착하게 경기를 마쳤다는 것, 그리고 오랫동안 공황장애를 혼자 감당해왔다는 고백까지. 보는 내내 손에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목차

시속 200km 추돌 사고, 그 순간이 어떤 느낌인지 아십니까

저도 예전에 서킷 주행을 한 번 경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헬멧을 쓰고 차에 타서 시동을 거는 순간, 밖에서 볼 때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이 밀려오거든요. 속도가 올라갈수록 온몸의 근육이 긴장되는 게 느껴지고, 핸들을 잡은 손이 저도 모르게 굳어버립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건 아마추어 수준의 트랙 데이였는데도 그 정도였으니, 양상국 씨가 실제 경기에서 느꼈을 압박은 상상조차 못 하겠더라고요.

이번 방송에서 그가 도전한 종목은 N1 클래스(N1 Class)입니다. N1 클래스란 국내 양산차를 기반으로 최소한의 안전 규정 개조만 허용하는 레이싱 카테고리로, 쉽게 말해 일반 차량에 가장 가까운 상태로 출전하는 경기입니다. 화려한 레이싱 전용 차량이 아니라 오히려 제약이 많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실력이 더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클래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승전에서 뒤차의 추돌로 차량이 휘청이는 장면은 방송으로 봐도 아찔했습니다. 이 순간 중요한 건 드라이버의 트랙션 컨트롤(Traction Control) 능력입니다. 트랙션 컨트롤이란 타이어가 노면을 잃지 않도록 구동력을 조절하는 기술 혹은 그 기술을 다루는 드라이버의 반응력을 의미하는데, 고속에서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이 능력이 무너지면 곧바로 대형 사고로 이어집니다. 양상국 씨는 그 순간 침착하게 페이스를 유지하며 최종 2위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그냥 쌓인 게 아니라는 게 그 한 장면에서 보였습니다.

방송에서 언급된 과거 인제 서킷(Inje Speedium) 사고는 더 심각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차량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됐고, 펜스에 충돌한 후 차 문이 끼인 채 화재까지 발생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듣고 잠깐 말이 안 나왔어요. 그걸 겪고도 다시 헬멧을 쓴다는 게 단순한 용기라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인제 스피디움 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해당 서킷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 레이싱 코스로, 날씨 변화에 따른 노면 상태 변동이 크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굳이 저렇게까지 본인을 극한으로 몰아넣어야 하냐는 시각도 분명히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처음엔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다"고 했을 때, 이건 예능 멘트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이 사람한테 서킷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싸우는 공간인 거겠구나 싶었어요.

공황장애, 마스크 뒤에 숨겨진 이야기

공황장애(Panic Disorder)란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러운 극도의 불안과 공포, 신체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불안장애의 일종입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숨이 막히는 느낌, 사람 많은 공간에서 갑자기 사라지고 싶어지는 충동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상국 씨가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닌 이유가 바로 이 공황장애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이번 방송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주변에선 그걸 '연예인 병'이라고 봤다죠. 저도 그 부분에서 눈시울이 좀 붉어졌습니다. 저도 한동안 직장 스트레스가 심했을 때, 사람 많은 지하철이나 식당에서 이유 모를 불안감을 느껴 자꾸 자리를 피하게 된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주변 사람들한테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그냥 피곤한 거 아니야?"라는 말 한마디가 오히려 더 혼자가 된 느낌을 줬습니다.

양상국 씨의 경우 30년 지기 친구들한테도 제대로 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저는 더 마음에 걸렸어요. 가장 가까운 사람들한테 오히려 더 말하기 어려운 감정이 있잖아요. 걱정시키기 싫고, 약해 보이기 싫고, 결국 "나 이러고 있어"라는 말이 목 안에서만 맴돌다 사라지는 그 경험. 겪어본 사람은 알 겁니다.

국내 공황장애 관련 통계를 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으로 매년 수십만 명이 공황장애로 진료를 받고 있으며 연예인이나 고강도 직업군에서의 발생 비율도 상당한 수준입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그만큼 공황장애는 특수한 사람만 걸리는 병이 아닙니다. 다만 공개적인 자리에 서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증상을 숨기기 더 어려운 구조에 있다는 게 문제겠죠.

이번 방송에서 양상국 씨가 공황장애를 고백하고, 친구들의 진심 어린 걱정을 받아들이며 "성격을 바꿔나가겠다"고 한 장면은 단순한 감동 편집 이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치유란 결국 내가 힘들다는 걸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니까요.

서킷 위의 10년, 그 준비가 말해주는 것

2016년, 양상국 씨는 우연히 서킷에서 들린 엔진 소리에 매료됐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 서킷에 갔을 때 그 감각을 기억합니다. 차들이 코너를 돌아 나오면서 내지르는 배기음(Exhaust Sound), 즉 엔진에서 연소된 가스가 배출될 때 발생하는 고유한 음향이 그냥 '자동차 소리'가 아니라 뭔가 살아 있는 것의 울림처럼 들리거든요. 그 소리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10년 동안 그 감각 하나를 붙잡고 버텨온 결과가 이번 N1 클래스 데뷔전 2위입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편집과 연출이 더해졌다는 시각도 있고, 저도 그 부분을 완전히 무시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대회 전 그가 준비한 과정을 보면 적어도 경기 자체는 진심이라는 게 보입니다. 방송에서 공개된 그의 대회 준비 루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대회 전 메디컬 체크(Medical Check)를 통해 신체 컨디션을 점검합니다. 메디컬 체크란 혈압, 심박수 등 기본 신체 지표를 확인하는 절차로, 레이서의 순간 판단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2. 차 안 산소 공급을 돕는 호흡 보조 장치를 별도로 준비했습니다. 밀폐된 경기용 차량 내부는 산소 농도가 낮아지기 쉽기 때문에, 이는 단순한 개인 습관이 아니라 집중력 유지를 위한 실질적인 전략입니다.
  3. 경기 후 사고 영상을 즉각 확인하고 상대 선수와 소통하는 프로세스를 거쳤습니다. 레이싱에서 포스트 레이스 리뷰(Post-Race Review), 즉 경기 종료 후 영상 분석과 상황 확인은 프로 레이서들이 공통적으로 밟는 학습 과정입니다.

이 세 가지만 봐도 이 사람이 레이싱을 단순히 방송 소재로만 쓰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어떤 분야든 이렇게 구체적인 루틴을 만들어놓은 사람은 오래 갑니다. 그냥 열정만 있는 사람이랑은 다른 층위가 있어요.

양상국 씨가 이번 방송에서 보여준 건 레이싱 실력만이 아니었습니다. 트라우마를 피하지 않고 그 앞에 다시 서는 것, 그리고 오래 혼자 감당하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것. 저도 방송을 보고 나서 제 일상 속에서 피해오던 무언가를 다시 마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이싱이 아니더라도, 각자에게는 자기만의 서킷이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서킷 앞에서 멈춰 서 있으신가요? 양상국 씨처럼 헬멧을 쓰고 다시 출발선에 서는 용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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