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대형버스 철수 결정 — 그랜버드 60년 역사, 3,600대 남기고 멈춘다
기아자동차가 2026년 6월 17일, 대형버스 그랜버드의 생산을 1~2년 내 중단하겠다고 공식 통보했습니다. 1965년 아시아자동차 창립 이후 약 60년간 이어온 버스 사업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 기아 대형버스 철수, 어떻게 결정됐나
2026년 6월 17일이 공식 통보일입니다.
기아는 이날 2차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실무협의에서 그랜버드 생산 중단 계획을 노조 측에 공식 전달했습니다. 이미 신규 계약 접수는 전면 중단된 상태이며, 일부 전세버스 업체에는 50대 규모의 계약 취소도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아 측은 "2027년까지의 생산 물량 계약이 완료"되었다는 입장을 공식 이유로 밝혔습니다.
현재 적체된 수주 잔량은 약 3,600대입니다. 일일 생산량이 5대 수준이므로, 잔량 소화에만 1~2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 그랜버드와 기아 버스사업 60년의 역사
그랜버드는 1994년 처음 출시됐습니다.
전신인 아시아자동차 시절에는 AM948/AM949로 불리다가 현대차그룹 편입 후 KM948/KM949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2004~2007년에는 고급 대형버스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기아 버스 사업의 뿌리는 1965년 아시아자동차 창립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올해로 약 60년의 역사를 마감하게 됩니다.
2025년 기준 판매량은 그랜버드 1,412대, 현대 유니버스 2,932대였습니다. 한때 연간 1,500~2,000대까지 팔리던 그랜버드는 2016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코로나19 이후 연 600대 안팎까지 급감했다가 최근 소폭 회복한 상태였습니다.
■ 왜 철수하나 — 규제·중국산 버스·수익성 삼중압박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첫째, 환경규제 비용 부담입니다. EU 유로7 배출가스 기준과 2027년부터 시행되는 사이버보안 규제를 동시에 충족하려면 수백억~수천억 원 규모의 R&D 비용이 필요합니다. 연간 1,000대 안팎의 판매량으로는 해당 비용을 회수하기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둘째, 중국산 전기버스의 가격 공세입니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이미 국내 시내버스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했습니다. 국산 대비 30% 이상 낮은 가격을 앞세워 전세버스 시장까지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셋째, 사업 구조의 한계입니다. 버스는 주문 생산 방식으로, 일 평균 생산량이 5~10대 수준인 수작업 중심 공정입니다. 기아는 "저수익 차종을 정리하고 RV·전기차·PBV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 노조반발 — 고용대책 없으면 협의없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지부 광주지회는 2026년 6월 17일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고 "고용대책 없는 버스 생산 중단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광주공장(AutoLand 광주)과 하남공장 근무 인력의 고용 보장 방안 및 중장기 운영 계획이 제시되기 전까지 모든 노사 협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노사 협의는 전면 중단된 상태입니다.
■ 그랜버드 단종후 시장은 어떻게 되나
국내 고속·전세버스 시장(등록 차량 약 4만 1,000대)은 현재 현대 유니버스 60%, 기아 그랜버드 30%, 수입산 10%로 구성됩니다.
그랜버드 단종 시 국산 대형버스 공급이 약 67% 수준으로 급감합니다. 현대 유니버스로의 독점 체제가 형성될 전망이며, 가격 인상 우려도 제기됩니다. 현재도 그랜버드 출고 대기 기간은 약 30개월에 달합니다. 기아 철수 이후 현대차로 수급이 쏠리면 대기 기간이 2년 이상으로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광역자치단체 및 제조사와 긴급 대책 회의를 소집해 공급망 안정화와 전기·수소버스 전환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산이 사라지면 중국산이 채운다"는 우려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기아의 다음행보 — 49조원 투자, PBV 중심전환
기아는 대형버스 사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미래 모빌리티에 집중합니다.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동화·PBV·SDV'를 미래 전략 3대 축으로 선언했습니다. PBV(목적기반차량) 라인업으로 PV5, PV7, PV9 등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연 23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합니다. 2026~2030년 5년간 총 49조 원을 투자하며, 이 중 21조 원을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에 집중 투입할 계획입니다. 다만, 기아가 전기버스 시장에 직접 재진입하겠다는 공식 발표는 2026년 6월 현재까지 없습니다.
■ 핵심정리
- 철수 통보일: 2026년 6월 17일
- 생산 중단 시점: 수주 잔량 약 3,600대 소화 후 1~2년 이내
- 그랜버드 역사: 1994년 출시, 버스 사업 약 60년(1965년~)
- 시장 공백: 국내 고속·전세버스 공급 약 30% 감소 예상
- 기아 미래 투자: 49조 원(2026~2030년), PBV 2030년 연 23만 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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